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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로드 아카데미 백두산 탐방
  첨부파일 : 등록일 : 2015-07-11  

피스로드 아카데미 백두산 탐방

변화무쌍한 백두산 고지의 변덕스런 날씨에도 불구하고 천지는 구름을 걷어내고 그 위용을 드러냈다. 우리 땅이어도, 우리 땅만 밝고는 갈 수 없는 분단의 아픔까지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천지를 처음 본 순간, 그저 숙연해 질 수 밖에 없었다.”

세계평화터널재단 산하 대학생 모임인 피스로드 아카데미(Peace road academy)는 분단 70,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한일 대학생 등으로 탐방단을 구성해 지난 77일부터 11일까지 45일간 여정으로 북한과 중국의 국경지대를 답사했다. 중국 다롄(大連)에서 한반도 복서단 단둥(丹東)을 거쳐 북동단 투먼(圖們)에 이르는 1460km의 긴 여정으로,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구현하기 위한 비원이 담겨 있었다.

금번, 피스로드 순례지는 백두산을 기점으로 좌측으로는 압록강이, 우측으로는 두만강이 흐르는 북, 러 간 국경지역으로, 지세가 험한데다 외부와의 단절로 북한으로나 중국으로나 가장 낙후된 곳이다. 그러나 1990년 유엔개발계획의 두만강 유역 개발계획 발표 이후, 북중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초국경 도시네트워크가 형성될 예정이어서 동북아시아 연계통합에 최적지로 평가 받는 곳이다.

피스로드는 문선명한학자 총재가 주창한 국제평화고속도로를 함축해 표한한 말로, 국가 미싱링크(단절구간)를 연결시켜 지구촌 평화와 번영을 이루자는 취지로 추진돼 왔다. 세계평화터널재단은 피스로드를 앞장서서 구현하겠다는 일념으로 피스로드 아카데미를 발족했으며, 주요사업으로 지난 해부터 매년 하계동계 방학기간을 이용해 지구촌 단절된 구간을 순례하는 대학생 피스로드 탐방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필자는 이번 탐방단에 단장으로 참가해 재단의 안성진 사무국장, 조주홍 과장(부단장)과 함께 탐방단을 인솔했다. 탐방단은 서울대, 연세대, 선문대, 충북대, 전북대 등 국내 20개 대학에 재학중인 한국 학생과 일본, 케냐 유학생 등 27명과 스태프 등 총 33명이 참여했다. 일행은 버스와 도보를 이용해 역사의 현장인 항일 유적지와 고구려 유적지를 돌아보고, 한반도 최북단을 횡단하며 국경에서나마 북한 동포들의 숨결을 직접 눈으로, 가슴으로 들여다봤다.

탐방단의 첫 행보는 중국 랴오닝성 남단 뤼순(旅順)이었다. 뤼순에는 인중근 의사가 일제의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격살하고 체포돼 순국한 뤼순감옥이 있다. 일행은 뤼순감옥에서 안 의사의 동양평화 정신과 애국선열들의 독립의지를 잠시나마 체휼한 뒤, 안 의사가 재판을 받았던 뤼순 관동법원으로 이동했다. 관동 법원은 일찍이 문 총재가 안 의사의 희생을 기리고자 중국 정부로부터 50년간 임대 받아 여순순국선열기념재단(이하 여순재단)을 만들어 보존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안 의사의 평화사상을 널리 알리는 평화교육장으로 활용되고 있었다. 일행은 안 의사 전시관을 둘러 본 뒤, 안 의사가 판결을 받으며 평화사상을 알린 법정에서 피스로드 발단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귀언 여순재단 상임이사가 환영사를 겸해 재단 설립 배경과 안 의사가 펼치려 했던 평화사상 등을 들려줘 깊은 감동을 주었다.

이튿날, 일행은 105년 전 안 의사가 독립운동을 위해 지나갔던 압록강 단교를 찾았다. 중 무역의 상징인 단교는 6.25 당시 밀려오는 중공군을 막기 위해 미군이 폭파해 두 동강이 난 모습 그대로 남아 있었다. 북한 쪽은 다리를 지지하는 뼈대의 형체만 남았고, 중국 쪽은 그날의 상처를 보여주듯 총탄 자국과 철교의 일부가 휘어져 있었다. 탐방단은 모터보트를 타고 북중 공유하천인 압록강 변을 따라 북한령의 귀족도와 구리도에 좀 더 근접해 갔다. 군인들이 빨래를 하거나 초소 창문으로 주위를 의식하며 살짝 손 인사를 건네는 모습, 나무 그늘 아래서 총을 들고 앉아 있는 광경 등이 눈에 들어왔다. 마침 그날이 김일성 주석 추모일이어서인지, 인공기가 펄럭이는 장군들의 별장까지 생생히 목격할 수 있었다. 일행은 북한군 초소에 가깝게 다가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댔지만, 그들에게 우리 모습은 더욱 낯설게 느껴졌으리라. 이러한 상황 자체가 분단의 아픔이었다.

일행은 지안(集安)으로 이동해 고구려 유적지인 광개토대왕비와 왕릉, 장군총 등을 둘러보았다. 중국이 고구려 유적을 자기네 문화유산으로 왜곡하고 있는 동북공정 탓인지, 공안들이 유적지 사진촬영과 현수막 사용을 일체 금했다. 고구려 동굴벽화를 찾았는데, 1500년이 지난 지금도 그 벽화의 색상과 형태가 보존되고 있는 것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고구려를 상징하는 삼족오, 신선과 해달신, 좌청룡 우백호, 전주작, 후현무 등을 감상하며 고구려의 혼을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동굴이 발견 된 후 도굴꾼들이 벽화에 박힌 여의주 등 값이 될 만한 것은 모두 훔쳐 갔다고 한다. “중국 당국의 허술한 관리로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을 언제까지 후손들이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가이드의 설명이 안타까울 뿐이었다.

셋째날은 통화에서 서파 코스로 백두산에 올랐다. 1442계단을 따라 숨을 고르며 정상을 향했다. 백두산 고지는 날씨가 변덕스럽기로 유명하다. 맑다가도 갑자기 소낙비가 내리는가 하면, 짙은 구름이 몰려들기도 한다. 우리가 오르기 전 주에는 7월임에도 폭설이 내려 천지 주변이 온통 눈으로 뒤덮였다고 한다. ‘백번 올라 두번 본다는 백두산 천지는 다행히도 우리를 반겨주듯 청정한 자태를 한껏 펼쳐보였다.

천지의 담수는 맑고 고요했다. 북한 쪽 봉우리까지 선명하게 그 위엄을 드러냈으며, 고산 화원에는 갖가지 야생화가 알록달록 자태를 뽐내며 우리를 반기는 듯했다. 민족의 성산 백두산이 중국령과 북한령을 가르는 5호비를 사이에 두고 두 나라로 갈리어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일행은 간략히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를 기원하는 묵상으로 분단의 한을 달래야 했다.

이어 탐방단이 마지막으로 방문한 창춘(長春)은 지린(吉林),투먼과 함께 창지투 개발 개방 선도구의 하나이자 중국의 태평양 핵심 출구여서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 일본이 동북아 시대를 맞아 초국경 도시네트워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지역임을 엿볼 수 있었다.

탐방에 앞서 서울서 가진 오리엔테이션에서 이화여대 이옥희 교수는 러 접경지역은 입지적으로 동북아 뿐 아니라 태평양권과 유라시아 대륙 간 연결고리로서 지정학적, 지경학적 중요성이 매우 높다앞으로 남북한 간 협의에 의해 한반도종단철도가 연결돼 중국과 러시아 등 대륙철도들과 이어지고, 한일터널이 구축돼 일본~한반도~중국~중앙아시아~유럽 연계망이 완성되면 이 접경지역을 중심으로 보다 확대되고 강화된 초국경 네트워크가 형성 될 수 있다고 밝혔다.

45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한일 양국 대학생들은 북중 국경지역 답사를 마치면서 훨씬 성숙해 있었다.

고보라 쿠니카(, 연세대 심리학과 3)나는 순수한 일본인이지만 중학교부터 한국에 유학 와 한국에 살면서 뼈아픈 한일 갈등의 역사를 많이 공감하고 지냈고, 남북이 통일 되면 북한 땅을 밟아 보고 싶었다이번에 백두산에 올라 나는 큰 격려를 받았다. 어떻게 해야 남북이 통일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하던 중 난 음악 듣는 것을 좋아하는데, 음 하나하나가 한데 모여 화음을 내면 그 소리가 아름답듯이 남북의 통일도 화합(harmony)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한, 북한, 일본, 중국의 대학생 간 서로 하모니를 이루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정완식씨(경상대 심리학과 2)일본과 케냐의 친구들과 서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국경을 넘었고, 역사 교과서에만 보았던 현장을 생생하게 공감하면서 피스로드는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는 단어로 피부에 와 닿았다옷이 찢어지면 바늘로 꿰매고, 종이가 찢어지면 풀이나 테이프로 붙이듯이, 갈라진 국경과 문화는 피스로드로 이으면 된다고 재치있게 말했다.

김찬중씨(한국교원대 물리교육학과 1)이번 북중 국경지역 문화탐방을 통해 피스로드는 터널을 짓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사람들 간에 서로 교류와 이해를 통해 완성될 수 있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탐방단은 지구촌 미싱 링크인 한반도종단철도가 연결되고, 한일 터널과 베링 터널이 뚫려 이 길이 아시아를 지나 유럽을 거쳐 아프리카까지 하나의 길로 연결되는 그날까지 함께 힘을 모으기로 새롭게 결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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