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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그 낯설고도 장쾌한 빙하의 세상(上)
  첨부파일 : 등록일 : 2016-07-04  

그린란드, 그 낯설고도 장쾌한 빙하의 세상(上)

나지막한 언덕을 올라서니 가득히 설원이 펼쳐진다. 지난달 22일 그린란드 일루리사트(Ilulissat)에서 한시간 정도 걸어 도착한 아이스피요르드 빙하다. 새파란 하늘 아래 하얀 얼음의 대지가 눈부시게 빛난다. 바람 소리, 숨소리조차 잘 들리지 않는 적막 속에서 가끔 우르릉하는 진동이 저 멀리서 낮게 깔린다. 가이드 레노는 "빙하가 우는 소리"라고 알려준다. 수십㎞ 떨어진 곳에서 빙하가 붕괴되는 것을 알려주는 징표다.


일루리사트 빙하를 취재중인 중앙일보 최정동 기자

6인승 경비행기를 타고 아이스피요르드 빙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갔다. 일루리사트 비행장에서 30분의 비행 끝에 60㎞ 떨어진 빙하가 벼랑 모양으로 빙원에서 떨어져 나가는 곳(분리 빙하, calving front)에 도착하자 기장은 고도를 150m까지 낮춘다. 평평한 얼음의 대지가 그랜드 캐년처럼 갈라진 절단면이 끝없이 이어진다. 아이스피요르드 빙하는 유네스코가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한 곳이다.

일루리사트 항구에서 배를 타고 1시간 정도 나가면 아이스피요르드 빙하가 바다와 만나 무너지는 곳까지 갈 수 있다. 폭 6㎞, 두께 수백m인 빙하가 매일 40m씩 바다 속으로 떨어져 나가는 셈이다. 빙하 사이 사이로 시퍼런 바닷물이 드러난다. 쪼개진 얼음산은 피요르드를 따라 흘러내려 일루리사트 앞바다를 떠다닌다. 그린란드 전체 빙산의 10%가 이곳에서 만들어진다고 한다.


일루리사트 앞바다의 빙하

만년설이 쌓이고 다져져 만들어진 그린란드의 빙원(ice cap)은 두께가 평균 1500m, 최대 3000m에 달한다. 빙원의 일부가 자체의 무게 때문에 시간당 40m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얼음의 강, 빙하(glacier)다. 바다에 닿은 빙하는 아래부터 녹아내리다 무너져 빙산(iceberg)이 된다. 유네스코 아이스피오르드 사무실의 프레드릭 레너트 매니저는 "지구온난화로 빙원이 빨리 녹으면서 2008년에 비해 빙하가 흐르는 속도가 두배로 빨라지고 무너져내리는 곳이 15㎞ 이상 후퇴했다"고 말했다.

그린란드는 북극 바로 아래 북위 59~83도에 자리잡은 세계 최대의 섬이다. 대한민국 면적의 약 20배로 호주 대륙의 4분의 1 정도 크기다. 대부분의 영토가 북극권(북위 66.33도 이북)에 자리하고 있어 전체 81%가 얼음으로 덮혀 있다. 내륙 대부분이 얼음이라 해안을 중심으로 소규모 도시가 발전해 있다. 인구는 5만6000명,이중 1만7000명이 남서쪽에 위치한 수도 누크에 살고 있다.

일루리사트 호텔 창 밖에 펼쳐진 백야. 새벽 2시에 태양이 수평선에 닿은 뒤 다시 떠오른다.

그린란드에 첫발을 내딛은 건 캐나다에서 건너온 원주민 이누이트(Innuit)였다. 기원전 2400년 경 얼어붙은 바다를 통해 그린란드로 넘어온 이들은 사과크(Saqqaq)·도셋(Dorset)·툴레(Thule) 등의 전통 문명을 이뤘고, 임시 겨울 사냥 거처인 이글루를 만들었다. 카약과 작살을 이용한 사냥으로 생존해왔다.현재 그린란드 인구의 88%가량은 여전히 원주민 이누이트(다수는 유럽계와 혼혈)다.

985년 이곳을 탐험한 바이킹 '에릭 더 레드'가 사람들을 불러모으기 위해 '그린'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른 사람들이 오는 것을 피하려 아이슬란드라고 부른 것과는 반대다. 얼음에 덮인 그린란드와 초원이 깔린 아이슬란드는 '세계사의 가장 큰 농담'이라고 일컬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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