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최근동향 > fpu 한국   
 
그린란드, 그 낯설고도 장쾌한 빙하의 세상(下)
  첨부파일 : 등록일 : 2016-07-03  

그린란드, 그 낯설고도 장쾌한 빙하의 세상(下)

한국에서 그린란드의 일루리사트를 방문하기는 쉽지 않다. 인천공항에서 제트기로 핀란드 헬싱키까지 9시간, 다시 아이슬란드의 레이캬비크까지 3시간을 간 다음 프로펠러기로 3시간을 더 날아야 그린란드 남쪽에 자리잡은 행정 중심지 누크에 도착한다. 여기서 중간에 한 번 섰다 가는 '완행 비행기'를 한 번 더 타야 일루리사트 공항에 내린다.

누크 공항

아이스피요르드 빙하를 찾기 이틀 전인 지난달 20일 오전 누크(Nuuk) 공항에는 초속 40m의 눈보라가 불었다. 1000㎞ 북쪽으로 우리를 태우고 갈 캐나다 봄바디어제 37인승 쌍발 프로펠러기 대쉬8은 활주로에서 꼼짝을 하지 못했다. 붉은 도장이 인상적인 에어그린란드는 변화무쌍한 날씨 탓에 '이마카 에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국말로는 '아마도 항공' 정도다. 이날도 승무원들은 미소를 지으며 "아마도 뜰 수 있을 것(we may fly)"이란 말을 반복했다. 승객들도 그려려니 하는 표정이다.

캉거루수아크 공항에 설치된 이정표.


두 시간 이상 대기한 끝에 바람이 살짝 잦아든 틈을 타 활주로를 박차오른 비행기는 45분 후 캉거루수아크(Kangerlussuaq)에 잠시 내렸다. 그린란드의 항공 교통 중심지다. 여기는 바람 한 점 없고 가끔 햇살도 비친다. 다시 누크로 향하는 45분간의 비행을 시작했다. 보통 백야 현상이 나타나는 북위 66도 33분선 이북을 북극 지방으로 본다. 일루리사트에 도착해서야 진정으로 북극 지방에 발을 디뎠다고 할 수 있다.


일루리사트 호텔 창밖 풍경.

해가 지지 않는 백야(白夜)가 있다면 해가 뜨지 않는 흑주(黑晝)도 있다. 누크에서는 11월에 진 태양은 이듬해 1월 말에야 다시 뜬다. 이날은 그린란드에서 가장 큰 축제가 벌어진다. 점점 해가 길어져 백야가 시작되는 5월은 가장 방문하기 좋은 시기다. 아직 날씨는 0도에서 10도 사이로 쌀쌀하지만 덕분에 모기의 습격을 피할 수 있다. 지난달 17일부터 누크에서는 북극써클(Arctic Circle) 포럼이 열렸다. 이번이 4번째인 북극써클포럼에는 올라퓌르 라그나르 그림손 아이슬란드 대통령을 비롯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북극권의 개발 및 경제, 기후변화 및 환경, 북극항로 이용방안 등을 논의했다.

일루리사트 빙하 풍경.

북극은 남극 대륙과는 달리 바다다. 하지만 얼음으로 뒤덮인 해저와 주변국 영토에는 지구상 화석연료의 25%와 30조달러 규모의 지하자원, 2조달러 규모의 수산자원이 존재한다. 지리적으로는 아니겠지만 심정적으로는 하나의 대륙으로 봐도 무리가 없을 정도다. 멀고 추운 미지의 세계인 북극은 생각보다 한국과 밀접한 곳이다. 지구온난화에 따라 빙하가 녹으면서 북극 항로가 열리고 있다. 부산에서 베링 해협을 거쳐 러시아 연안을 따라 유럽으로 이어지는 북극 항로는 1만5000㎞로 믈라카 해협과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항로에 비해 거리로는 30%(7000㎞), 항해시간은 10일 단축된다. 지금까지는 매년 7월부터 4개월 정도만 운항이 가능하다. 하지만 2030년쯤이면 연중 항해가 가능해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글목록
그린란드, 그 낯설고도 장쾌한 빙하의 세상(上)
러시아 북극 연안에 잇단 군사기지, 새로운 철의 장막 내려오고 있다
재단소개  |  CONTACT